완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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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차 My Marathon History
바다를 사랑한 여자

조회수:292

  • 최가영
  • 20-12-05
 저는 바닷가에서 나고 자라 지금까지 바다에서 살고 바다에서 바다를 위해서 일하는, 바다를 사랑하는 부산여자입니다.
바다를 무지 사랑한 저였지만 저는 바로 앞에 있기에 그저 직접 손으로 발으로 입으로 느끼는 것만 좋아했습니다.

 어느날 문득, 정말 문득 갑자기 달리기를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다이어트나 체력증진이 아닌, 특별한 목적없이 그냥 달리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으로 한 달을 고민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변명인 것들로 머릿속이 가득해 계속 뛰지 못했습니다. 
이런 말을 문득 누군가에게 했는데 일단 뛰어보고 생각하라는 답변이 왔습니다.
사실 그 때는 내 마음에 공감도 해주지 않고 심드렁하게 말하는게 미워 입만 삐쭉 내밀었는데 어느날 그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그래서 나갔습니다. 집에 있는 유일한 운동복인 요가복을 입고, 제대로 된 운동화도 없어서 많이 닳은 스니커즈를 신고!
목표는 3키로였고 아주 느리게 어떻게 어떻게 3키로를 뛰었습니다. 하지만 발이 아팠고 몸에는 두드러기가 났습니다.
근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고 그 주 주말에 러닝화를 사러갔습니다!!

  처음 러닝을 할 때는 바닷가까지 너무 멀다고 생각해서 바다를 보지도 못하고 돌아오기 일쑤였습니다. (사실 실제로는 바다까지 1.5키로도 채 되지 않습니다ㅎㅎ)
하지만 점점 자신감이 붙으면서 바다를 보고 와야겠다 생각했고 달리면서 본 바다는 상상이상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이제는 10키로도 무리없이 뛰게 되어 해운대 바닷가에서 동백섬, 마린시티를 찍고 광안리 해수욕장까지 뛸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해운대의 광활함과 쾌활함, 동백섬의 고즈넉함, 마린시티 네온사인의 화려함 그리고 광안리 해수욕장의별처럼 빛나는 광안대교를 보고 집에 돌어오면 달리는 이유, 사는 이유를 느끼게 됩니다.

 제가 정말 바다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러닝은 이보다 더 바다를 좋아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었습니다.
그래서 고된 날에도 바다를 보러 달려가는게 무섭거나 힘들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저를 충전시켜주니까요.